제가 직접 경험해본 결과로는 영화 <파묘>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실행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의 귀신과 우리나라의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이런 귀신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망칠 수 있을까 싶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전체적으로 높은 기대를 가지고 본 만큼 아쉬움이 더욱 거세게 느껴졌어요.
영화의 기초 설정과 캐릭터의 불완전함
박지용의 역할
박지용(배우 김재철)의 캐릭터는 영화의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지만, 그 역할이 모호하게 느껴집니다. 파묘를 의뢰하나, 그 의뢰 과정에서 그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문제였어요. 예를 들어, 김상덕(배우 최민식)이 묫자리를 거절했을 때, 박지용의 눈빛은 뚫어지게 바라보는데, 이 시점에서 관객은 그가 뭔가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후속 대화에서 숨기는 것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니 관객은 혼란스러워지죠. 다시 말해, 박지용의 행동은 그저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힘듭니다.
스토리 전개와 혼란의 요소들
영화 후반부에 혼령이 등장하고 박지용이 혼령에게 죽는 상황은 그가 스토리에 강한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을 더욱 부각시켜 주었어요. 관객은 박지용의 죽음을 통해 무엇을 느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스토리와 캐릭터의 연결이 부족해, 그들의 행동 및 의도가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인 거죠.
- 박지용은 묏자리를 거부당하며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 혼령과의 관계가 불명확하여 의문이 전혀 풀리지 않습니다.
- 박지용의 죽음이 가져오는 충격이 오히려 암초가 되는 상황을 보며, 단순히 충격적인 사건으로 치부될 뿐입니다.
신비로운 요소와 의미의 결여
여자 얼굴의 뱀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자 얼굴의 뱀’의 문제는 관객에게 그 존재 의미를 숨기고 있어, 효과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이 장면은 어떤 특징이나 깊이도 없어 결국 이해를 돕기보다는 혼란만을 부추깁니다. 왜 ‘여자 얼굴의 뱀’이 필요한지가 명확하지 않으니, 이 강렬한 장면이 지닌 의미가 사라진 셈입니다.
- 그 존재는 왜 필요한가?
- 첩장과 연관이 있다면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 비명 소리가 의미하는 바는 어떤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들도 영화 내에서 직접적으로 풀리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혼령의 물리적인 실체
이번 영화에서 가장 불명확한 점은 혼령의 물리적인 존재에 대한 것입니다. 초기 이전에 혼령이 박지용의 가족에게 불행을 가져다준다는 설정은 확실히 등장하지만, 혼령이 개관 후 등장하는 방식이 결코 논리적이지 않아요. 혼령이 가진 힘에 대한 설정조차 전혀 조화를 이루지 않아 의문만 남기게 합니다.
- 개관이 혼령의 힘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 혼령은 언제부터 이렇게 물리적인 존재로 작용하게 된 것인가?
- 그가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이런 점에서 관객은 보고 있을 땐 강렬하나 깊이를 주지 못하는 씬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챕터의 필요성과 구성
영화는 6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지만, 그 필요성을 찾기 힘들었어요.
대체로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전개될 수 있었고, 챕터로 나누어짐으로써 오히려 중복된 장면들이 더 부각된다는 모순점을 느낀 바랍니다. 각 챕터가 서로 명확한 연결고리가 없다면, 없어도 멀쩡한 흥미로운 이야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챕터 별로 각각의 스토리가 확립되었나요?
- 혹시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었을까요?
- 모호한 점들을 챕터로 나누어 담은 게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질문을 가지고도 영화를 다시 보아야 한다면, 도대체 어떤 취지로 영화를 촬영했는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두 개의 묘와 귀신의 차이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을 영화에서 보여주는 방식은 나름 흥미로웠어요. 한국 귀신은 원한을 푼 뒤 해결이 가능한 존재로 묘사되지만, 일본 귀신은 ‘악’으로 존재해 끝나지 않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정이 지나치게 약해 결국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지나치게 감정적인 상황만 있을 뿐입니다.
결국, 관객은 박지용 조상의 원한을 풀어주지 못한 채 이야기가 흐르게 되니, 그 과정이 결코 해결되지 않아서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영화의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고 다소 일관성 없는 전개로 관객에게 혼란을 주었어요.
마무리하며
결론적으로 <파묘>는 매력적인 귀신 설정과 한국의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주제가 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와 캐릭터의 연결이 불명확하여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각 캐릭터의 행동이 연결되지 않고 비논리적이기에, 결국 관객의 흥미를 끌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러한 아쉬움이 드는 만큼, 감독 장재현이 훌륭한 오컬트 영화를 만들어온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더군요. 이런 훌륭한 소재로 더 잘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큰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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